이승호 에스알(SR) 사장이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다. 이 사장이 코레일과의 통합을 반대하자, 정부가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토교통부와 SR에 따르면 이승호 사장은 국토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아직 이사회에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은 아니다.
이 사장은 지난 해 3월 취임해 임기를 1년 10개월 남겨두고 있다. SR은 2016년 12월 출범해 운영한지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번 정권에서 철도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통합 논의가 진행됐다.
코레일은 벽지 노선 개발과 투자를 위해 SR과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SR 노선들이 수익을 내는 '알짜' 노선들로, 공공성 강화를 위해 이 수익을 코레일의 벽지 노선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국토부는 이를 평가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 산업구조 평가'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다.
코레일과 SR 통합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쟁을 통한 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SR이 출범했으며, 이제 2년도 채 되지 않은 현 경쟁 체제에 대한 평가는 성급하다는 것이다.
이승호 사장 역시 코레일-SR의 성급한 통합에 대해 반대 의견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SR은 코레일의 지분이 41%로 가장 많고, 나머지 59%는 사학연금(31.5%)·IBK기업은행(15%)·산업은행(12.5%)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이 사장이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하면, 이사회가 이를 결정하게 된다.
이 사장은 행시 29회로 공직에 입문,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해 3월 SR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