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인 '기이한' 언행 때문에 테슬라의 투자가치에 대한 월가의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3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284.45달러로 전날보다 5.5% 하락했다. 작년 9월 389.61달러로 고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7개월여 만에 시가총액의 4분의 1이 날아간 것이다.
회사채 역시 가격 하락을 면치 못해 작년 9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신들은 주가 하락을 머스크 CEO가 지난 2일 월가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보인 언행과 연결해 해석하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테슬라가 현금 고갈로 수십억 달러의 빚을 내야 할 상황이라는 분석이 월가에 수개월째 제기되고 있지만, 머스크는 이 질문이 나오자 "지루하고 멍청한 질문은 쿨하지 못하다"며 말을 끊어버리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머스크 CEO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테슬라의 기업가치에 확신을 심어주기는커녕 회사 재정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에게 막말과 무시로 대응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의 개인적 쇼맨십이 테슬라의 높은 평가가치를 지탱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태양광 사업부문 비용을 제외한 테슬라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0억달러(약 1조759억원)로 작년 4분기(마이너스 2억7700만달러)보다 손실이 급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증권사 27곳 중 9곳만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이상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10곳이 '보유', 8곳이 '매도' 이하 의견을 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누적 적자로 인해 파산 전망이 제기된 데다 자율주행차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CNN머니는 "머스크가 월가와 관계를 끊어버릴 시기를 잘못 골랐다"며 "그는 룰을 따르지 않는 대담한 리더라는 평가로 유명하지만, 회사의 큰 꿈에 자금을 대줄 자본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위험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