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보험업계가 블록체인 도입에 첫발을 내디뎠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 청구, 상품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블록체인 공동 구축 사업을 놓고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미묘한 온도 차가 존재해 업계 전반에 확산하기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정부주관 블록체인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서울·경기 지역 병원에서 실손 의료보험금을 받을 때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로 신청이 가능한 블록체인 방식의 간편 보험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상계백병원에서 시범사업을 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게다가 간편 청구 시스템을 생보협회에 제공해 올해 업계 전반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개발한 간편 청구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산원장에 등재된 보험계약(스마트 컨트랙트)을 활용한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조건 충족 시 의무기록 사본과 보험금 청구서가 자동 생성돼 보험사에 전달된다. 보험금을 지급할 때 요구하던 복잡한 과정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가족보장분석시스템도 도입해 블록체인과 스크래핑 기술로 타 보험사 계약정보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안전하게 불러와 원스톱 보험 컨설팅 서비스도 가능하다.
손보사 중에는 MG손해보험이 블록체인 전문기업 큐브인텔리전스와 '고객혜택 중심 보험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들은 향후 블록체인 기반 보험비즈니스모델을 공동개발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보호된 자동차 운행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상품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보험협회 차원의 블록체인 도입도 눈에 띈다.
생보협회는 지난 12일 '생명보험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블록체인 기반 혁신과제 구현 사업'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통합인증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공인인증서는 각각 보험사마다 등록해야만 사용 가능하다는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통합인증은 하나의 인증만으로 모든 정보가 공유돼 별다른 절차 없이도 모든 보험사 로그인이 가능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개발돼 통합인증이 가능하면 그동안 불편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연내 오픈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손보협회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생보협회는 최근 블록체인 공동 구축 사업을 놓고 내부 논의에 들어갔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보험사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가시적인 성과 부분에서 어떤 결론도 나오지 않아 당분간은 지켜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