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다시 찾아온 개성공단의 봄..."개성공단 기업 남북경협 민간 특사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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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 시민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정상회담 이벤트판에 걸린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남북 정상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개성공단 기업은 3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입주 기업 의견을 모아 방북 신청을 비롯해 공단 재가동에 필요한 사항을 정부에 전달한다.

5~6월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면 남북경협 재개 논의가 본격화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과정에서 개성공단 기업이 민간 협력 사절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9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공단은커녕 남북경협 논의가 이뤄질까에 대해서도 부정 시각이 많았는데 기대 이상 내용이 담겼다”며 “개성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겠다는 말이 나온 만큼 공단 재가동도 기대할 있다”고 말했다.

27일 남북 정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남북 경협 추진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 연구작업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며 “여건이 되면 상대방 지역에 각각 연락사무소를 두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성공단 기업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과정에서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 기업 의견을 모아 다음달 시설점검 목적의 방북을 신청할 것”이라며 “문화 사절단과 스포츠 교류단이 오가는 상황에서 시설 점검을 위한 목적의 방북이라면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기업은 2016년 이전 정부의 갑작스런 공단 폐쇄 조치로 인해 모든 시설과 재고, 원·부자재를 개성에 두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개성공단협회에 따르면 120여개 입주기업의 고정자산 피해금액은 5688억원, 재고 및 원·부자재 등의 유동자산 피해액은 2464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개성공단 기업 96%는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시설 점검과 더불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민간 특사로 개성공단 기업을 활용하는 방안도 유력한 방안으로 제기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시설 점검을 위한 목적의 방문이지만 개성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개성공단 기업인인 만큼 향후 경제제재 해제 이후 경협 방안을 논의하는 것부터 연락사무소 설치 과정에서도 개성공단 기업인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경협 로드맵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개성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개성공단 재개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H형 3대 벨트'의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는 수도권과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 연결을 목표로 한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부터 개성공단까지 이어진 교통 인프라와 개성공단에 설치된 전기, 수도 등 공단 설비 인프라를 기초로 추가 경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개성공단의 지속 발전을 위한 고도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류, 생필품, 경공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개성공단 생산 품목을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하고 중국이나 베트남에 준하는 수준의 국제 공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개성공단 입주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외국기업이 입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서는 임금과 통행·통신·통관 '3통 문제' 등 법과 제도를 우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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