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무섭게 성장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2위 SK하이닉스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50%를 처음 돌파했지만 마이크론도 49.3%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마이크론은 2018 회계연도 2분기(2017년 12월~2018년 2월)에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비일반 회계 기준으로 매출액 73억5100만달러(약 7조9230억원), 영업이익 36억3000만달러(3조9124억원), 순이익 34억9500만달러(3조7669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50%에 가까운 49.3%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 순이익 3조12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0%를 기록했다. 회계 처리 기간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양사 이익률은 큰 차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제외한 메모리 사업에서만 1분기 70%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전체 사업 규모는 물론 이익률 측면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2위와 3위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마이크론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3년 전만 해도 양사 영업이익률 차이는 10% 이상씩 났다. 2016년 1분기 D램 시장이 단기 불황에 빠졌을 때 SK하이닉스는 수천억원대 흑자를 유지했지만 마이크론은 적자로 전환했다. 과거 기준대로라면 마이크론이 5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리면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60%를 넘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마이크론이 급성장한 배경은 D램 웨이퍼 생산 용량 증대, 발 빠른 미세 공정 전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대만·일본 D램 공장 생산 용량은 지난해 말 웨이퍼 투입 기준 각각 월 13만3000장, 11만5000장으로 2015년 대비 34.3% 및 23.6%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에 SK하이닉스 D램 생산 웨이퍼 투입량은 동일 생산 용량 수준을 유지했거나 미세 공정 전환에 따른 공정 단계 증가로 말미암아 소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세 공정 수준 역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격차가 그대로 유지된다 하더라도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마이크론이 선전하면 메모리 업계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시장 3위(1위 삼성전자, 2위 도시바) 사업자다. SK하이닉스는 4위다.
.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