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구글 vs 아마존 최후승자는, 기회와 위기를 맞은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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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아마존이 진출한다는 소문만 들려도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해당 산업계가 패닉에 빠지는 현상이다. 24년 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산업 곳곳에 파괴력을 보이며 만든 신조어다.

최근 아마존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을 제치고 세계 시가 총액 1조달러를 처음 돌파할 것이라 기대 받는다. 회사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창업자 제프 베저스는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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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아마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마주하다

아마존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목받는 기술인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영역에서 기회를 포착, 경쟁사보다 빠르게 대응한다.

아마존이 2015년 선보인 AI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는 스마트홈 시장 새 장을 열었다. 구글(구글홈), 애플(홈팟) 등 경쟁사보다 먼저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미국 내 에코 점유율은 60%대로 구글보다 두 배 앞선다.

아마존 에코 성장은 빅데이터 시장과 연결된다. 아마존 에코 강점은 이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음성으로 구매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가정별 소비행동 관련 데이터부터 개인 취향과 선호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세계인으로부터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지역, 국가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경쟁사가 따라잡기 어려운 '데이터 파워'를 갖는다. 아마존이 지향하는 '제로클릭(클릭 없는 주문)'과도 맞물린다.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제로클릭을 실현할 계획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업계 독보적 존재다. 2006년 처음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했다. 아마존 영업이익의 70%가 AWS에서 나올 만큼 아마존 내 주요 서비스로 성장했다. AWS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돈다. MS, IBM, 구글 등 경쟁사 세 곳 점유율을 합쳐도 AWS를 따라잡지 못한다.

아마존이 설립한 지 24년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20%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내 기업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회사), 인텔, MS, 애플을 제치고 연구개발(R&D) 규모 1위를 차지했다. 세계 R&D 1위 기업 폭스바겐도 뛰어 넘었다.

시장 파괴자라 불리는 아마존도 긴장 끈을 놓치는 못한다. 기회 속 위기도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마존 최대 약점은 낮은 이익률이다. 매출은 20% 이상 고성장세를 유지하지만 순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제프 베저스는 여전히 배송 시스템 개선, 저렴한 가격 등에 수익을 대부분 쏟아 붓는다. 투자자와 주주도 베저스 선택에 현재까지 동의하지만 악재 등이 발생할 경우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경쟁사 추격도 만만치 않다. 상거래 분야에선 오프라인 거물 월마트가 아마존을 맹추격한다.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이지만 매출 규모면에서는 월마트 3분의 1 수준이다. 월마트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고삐를 쥐면 아마존도 대응에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역시 MS, 구글이 대대적 투자를 예고하며 AWS 공세에 나선 상황이라 안심하기 어렵다.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무인점포 '아마존 고'는 일자리를 없앤다는 비난을 받았다. 추가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앞으로 계속 직면하게 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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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부터 Z까지…제프 베저스, 끝없는 도전

아마존은 기회와 위기 속 여러 과제에 직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아마존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은 분명하다.

아마존 로고는 아마존(Amazon) 영문 명칭 밑에 A와 Z를 연결하는 화살표가 존재한다. 로고를 만든 베저스는 아마존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베저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으로 옮긴다.

아마존은 탄생 배경인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인수금 15조원을 투입해 신선식품전문업체 홀푸즈(Whole Foods)를 인수했다. 오프라인 매장 진출은 아마존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료품 판매는 온라인 공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소비자가 농산물과 고기 등 식료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460여개 지점을 보유한 홀푸즈 마켓 인수로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만들었다.

홀푸즈뿐 아니라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 자체 식료품 매장도 시험 운영 중이다. 전문가는 온라인 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과 결합했을 때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 전망한다. 아마존이 홀푸즈 인수 당시 아마존 주가는 2.3%, 홀푸즈는 29% 급등했다.

아마존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은 헬스케어 시장도 진출했다. 아마존은 올해 초 JP모건, 벅크셔해서웨이와 손잡고 헬스케어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정확한 서비스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내 수십 개 주의 약국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약까지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수한 홀푸즈 매장을 거점 삼아 오프라인 약국 사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마존이 강점인 가격파괴 정책을 제약 유통 시장에 적용, 제약 업계 변화가 기대된다.

배송 혁신 모델도 제시한다. 아마존은 최근 보잉757기 20대를 임대해 직접 운송 사업에 뛰어 든다고 발표했다. '비행선 창고' 모델도 발표했다. 1만4000미터 상공에 비행선 창고를 띄우고 드론이 창고에서 내려와 물품 배달을 끝낸 후 다시 지상 거점으로 향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거점이 부족한 지역을 위한 배송 방식이다.

2월에는 초인종 회사 '링(Ring)'을 인수하며 보안 서비스 영역까지 넓혔다.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과 라이선스 계약 등에 연간 50억달러(5조3800억원)를 투입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대항마로 부상하며 구글, 애플 등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간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 월가는 제프 베저스를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뛰어넘는 혁신가라 평한다. 세계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