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전망을 밝게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LG전자는 가전과 TV사업이 각각 성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6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나란히 최고 수준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계속했다.
삼성전자 호실적 1등 공신은 역시 반도체다. 1분기 영업이익 11조5500억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55.6%나 됐다. 스마트폰 사업도 갤럭시S9 등 신모델 조기 출시로 판매량이 늘었다. 영업이익 3조77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부진과 액정표시장치(LCD)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수익이 줄어들었다. 소비자가전 부문도 중저가 TV 라인업 축소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2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실적 견조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약세 지속과 스마트폰 수익성 하락으로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디스플레이 사업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15조8094억원으로 1분기 실적을 넘어선다. 반도체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디스플레이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TV와 가전 사업도 2분기 개선이 기대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 지속과 비트 그로스 회복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12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6조4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역시 35분기 만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조1230억원, 영업이익 1조10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와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가 실적을 주도했다. H&A 사업본부와 HE 사업본부는 각각 영업이익 5531억원과 5773억원을 기록했다. 양 사업부는 나란히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양 사업부 영업이익을 합해 1조원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2분기 전망도 양호하다. 생활가전 시장은 에어컨·냉장고 등이 계절성 성수기에 진입하고, TV는 월드컵 효과가 기대된다.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 TV 등을 앞세워 수익성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은 성장 정체와 판매 경쟁 심화를 겪으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3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면서 “TV는 올레드·UHD·초대형 비중 확대 속에 역대 최고 수익성 경신이 예상되고,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으로 원자재·환율·세이프가드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 LG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LG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