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10년 만에 조직진단 착수..보건의료 주도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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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가 10년 만에 대대적 조직개편을 염두에 둔 조직진단을 실시한다. 수동적 정책 집행부처에서 능동적 정책 기획부처로 변화한다. 문재인 케어 등 현 정권 핵심정책 수행과 보건의료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보건복지부는 외부 전문기관 통한 조직진단과 직무분석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10월까지 진행되는 조직진단 목적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 대응이다.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보건복지 환경에 대응할 조직을 만든다.

대규모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보건복지 주요 이슈와 미래 상황을 대비해 실·국 편제를 재설계한다. 새로운 현안 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TF) 등 기능 중심 탄력적 조직수행체계 개편도 검토한다.

효율적 행정 기능 확보를 위해 부서 업무현황을 재검토한다. 부서 단위 직무조사와 업무량을 분석해 필요 인력을 재산정한다. 현 정원 범위 내 인력 재배치 방안을 도출한다. 부서별 유사·중복 업무를 전수 조사하고 부내 협업체계를 구축하거나 통합하는 내용도 검토한다.

전담부서 신설을 추진한다.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과 현안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적정 인력을 산출한다. 부서별 정원 추계나 전담부서 신설을 검토한다. 비효율 요인을 진단하고 혁신방안을 도출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른 조직개편을 제외하고 자체 대규모 조직진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급변하는 보건복지 환경에 대응이 주목적이지만 핵심은 정책 집행 부처에서 정책 기획 부처로 체질개선이다. 의료기관, 보건의료산업 규제기관에서 탈피해 정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복지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영향력이 커졌다. 문재인 케어로 대변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치매국가책임제 등 핵심정책을 수행한다. 1월 문재인 케어 추진 조직으로 건강보험정책국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뒀다. 밑에 예비급여과와 의료보장관리과를 신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건강정책국 자살예방정책과를 설치했다. 신설부서와 함께 신입 사무관도 역대 최대 규모 19명을 배치해 조직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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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케어 정책 수행과 보건의료산업 주도권 확보 발판을 마련한다. 보건의료산업 육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연구개발), 보건복지부(제도), 산업통상자원부(기업지원) 세 곳에서 이뤄졌다.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지만 법·규제를 제외하고 산업 육성 부분은 소극적이었다. 작년 4차산업혁명위원회 구성 당시 복지부 장관이 당연직 위원에 제외되는 등 산업 분야에 입지가 약했다. 현 정부 들어 R&D 예산권이 상당수 과기정통부로 넘어갔다. 대대적 조직개편으로 보건의료산업 정책 기획을 강화할 조직신설과 인력 투입이 예상된다.

보건의료 업계 관계자는 “조직진단은 약했던 보건의료 산업 육성 정책과 거버넌스 강화가 목적”이라면서 “예산권은 상당수 과기정통부가 가져가서 힘을 잃었지만, 기존 보유한 의료기관과 법·규제에 정책 발굴과 기획을 더해 보건의료산업 주도권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직진단 과정에서 산업육성 부문 강화가 논의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이를 목적으로는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행정 역량 강화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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