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조명 업체 ZKW를 인수한다. LG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미래먹거리 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ZKW 인수계약을 승인한다.
ZKW 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인수금액은 10~11억유로(약 1조3100~1조4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역사상 최대 빅딜(Big deal)로, LG전자가 ZKW 경영권을 갖고 지주회사인 ㈜LG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ZKW는 1938년 설립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제조사다. 우리나라 SL코퍼레이션, 일본 이치코와 함께 차량용 조명 분야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장부품 시장이 커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2010년 매출액 2억8000만유로에서 지난해는 매출액이 12억유로까지 늘었다.
ZKW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계약으로,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인수 작업을 시작해 2년 넘게 협상을 이어온 끝에 인수에 성공했다.
ZKW 인수는 LG 자동차부품 사업에 획기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당장 자동차부품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고객사 확보 효과도 생긴다. ZKW는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와 오랜 신뢰관계를 유지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자동차부품 사업 성장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LG전자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전장사업을 강화해 왔다. VC사업본부는 2015년 매출 1조8324억원에서 지난해는 매출 3조4891억원으로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올해는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매출 성장에도 올해까지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ZKW 인수와 함께 내년부터는 큰 폭의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 신성장 동력 확보효과, 종전 VC 사업과 스마트홈과의 시너지 확대, 그룹내 전장사업 추진 가속화 및 시너지 효과 증대 등이 기대된다”면서 “2019년 VC사업본부 매출 44% 성장, 영업이익 1196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