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북한에 비핵화 의지를 입증할만한 구체적 조치를 촉구했다. 미국의 비핵화 관철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명시적 핵 폐기 약속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보상도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전략에 휘둘렸던 그동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완전한 비핵화'를 분명한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해제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명시적 핵 폐기 약속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미 조야 내에서 경계론 내지 회의론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언급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 행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비핵화 관철 의지를 다시금 강조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 등 어떠한 보상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못 미치더라도 제재해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답했다.
그는 “완전하고 전면적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가 취해지는 걸 볼 때까지 최대 압박작전을 계속할 것이다.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구체적 조치를 볼 때까지 분명히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말을 단순히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순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 전에도 “북한이 밝힌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의 대가 정도로는 상당한 수준의 제재 완화를 허락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2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부분 폐기하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