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벤처투자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 투자 동향 분석 결과 1분기 신규 벤처투자액이 63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늘었다고 밝혔다.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도 99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7% 늘었다. 중기부는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원대 추경을 편성하면서 민간이 결성하는 펀드에 종잣돈 역할을 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중기부는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벤처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다. 지난해 2조3803억원에서 올해 3조원대까지 늘어난다고 확신했다.
벤처 투자가 궤도에 올랐다. 정부 의지에 힘입어 벤처캐피털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 결성도 활발하고, 펀드 규모도 크게 늘었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열풍에 이은 '제2의 벤처' 붐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가운 소식이다. 벤처 투자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창업과 일자리 창출, 성장 동력을 위한 마중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직접 자금 투자 못지않게 벤처 스스로 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 작업이 규제 개혁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규제 철폐를 외치지만 여전히 현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공유 서비스 대표 모델인 '우버'의 경우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카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이어서 한 걸음도 못 나가고 있다. 업종 특성 고려 없이 주당 '52시간 근무'가 일괄 적용되면서 게임·프로그램 개발, 연구개발(R&D), 전자상거래 업계는 벌써 후폭풍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창업주의 경영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차등 의결권도 허용되지 않아 투자 유치 이후에 자칫 경영권이 휘둘릴 가능성도 짙다.
투자는 벤처 생태계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규제라는 변수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될 리 만무하다. 투자 못지않게 규제 중심의 기업 정책도 과감하게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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