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블록체인, 규제와 혁신 사이

19일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의 화두는 단연 블록체인이었다. 특히 투기 논란을 빚은 암호화폐와 상관관계, 그리고 산업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참석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산업 곳곳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융합하고, 또 기술을 어떻게 가치로 연결시켜 갈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비전문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화폐로 봐야 하는지, 금융 상품으로 봐야 하는지, 개별 서비스로 분류해야 하는지 기본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이 비판의 기조다.

과거 투기 논란에 강경한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 금융 당국조차 정책은 고사하고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다. 한발 더 나아가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 또는 블록체인 관련 이벤트는 '참석 불가'라는 자체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놓고 있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창업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새로운 발상이다.

정부가 무대책으로 대응할 정도로 블록체인은 과소평가할 문제는 아니다. 앞서 가는 이들은 세계 모든 산업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혁신 플랫폼으로 블록체인을 얘기한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세계 은행 80%가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그룹 액센츄어는 향후 5년을 전후로 블록체인 성장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록체인은 R3CEV, 하이퍼레저와 같은 글로벌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증권거래소 등 개별 기업 단위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IT와 금융사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지만 블록체인은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것이다. 이미 음악, 게임, 헬스케어,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규제 일색의 눈치보기식 정책만 펼 게 아니라 블록체인에 있는 산업 강점과 협력 체계를 지금부터라도 구축해야 한다. 이미 세계 기업은 AI와 함께 블록체인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투기 프리즘에 갇혀 블록체인이라는 큰 산을 보지 못하면 안 된다. 한국도 블록체인 강국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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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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