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 수수료 수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는 수수료 수익 비중이 큰 스위스를 꼽았다. 가장 수혜를 입는 국가는 외환 수신 규모가 큰 인도였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7일(현지시간) 국경 간 거래를 빠르고 저렴하게 해주는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신용에는 긍정적이지만, 은행 수수료 기반 수입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대형 금융기관은 수수료, 경비 수익이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따른 악영향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화폐 사업에 친화적 환경을 구축한 스위스가 역설적으로 혼란에 가장 크게 노출됐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다음으로 위험한 국가는 이탈리아, 캐나다, 이스라엘 등이 꼽혔다. 이들 국가의 은행 수수료 수입 비중은 약 35%를 차지했다. 한국은 10% 수준으로 외환 거래 수수료 수입 비중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
무디스는 국경 간 거래를 많이 처리하는 룩셈부르크와 홍콩도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한 혼란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덧붙였다.
무디스는 블록체인이 금융서비스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은행이 효율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 위험 감소 차원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3의 중개자 없이 당사자 간 영구적이고 안전한 거래기록을 신속하게 작성하도록 해준다. 현재 많은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국경 간 거래를 수일에서 수초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한편 블록체인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국가로 외환 송금과 수신 규모가 가장 큰 인도를 꼽았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 2억명의 인도 이주 노동자가 약 8억명 가족을 부양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는 지난해 627억달러(약 67조원) 규모 외환을 수령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인도 은행은 연간 약 8000만달러(약 852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실한 은행 부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인도 중앙은행(RBI)는 블록체인의 장점을 인정하고, 더 많은 투자와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2월 인도 국립은행인 스테이트뱅크인디아(SBI)는 회계, 송금, 무역 금융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