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에 앞서 재계, 노동계 의견을 듣는다.
당초 이달 초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일정이 취소되면서 지연됐다. 국회 논의가 재개되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관련 노사 입장차가 좁혀질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는 11일 공익위원 의견청취에 이어 13일 노사 의견청취 자리를 갖기로 10일 합의했다.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여야 간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조찬 회동을 열고 이해관계자 공청회 개최 일정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고용노동소위는 공익위원으로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과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인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의견을 청취한다. 노사 의견청취에는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직무대행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참석, 입장을 밝힌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는 지난달 국회로 공이 넘어왔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달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협의했지만 노사 입장 차이로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국회 환노위가 최저임금 개정안 논의에 착수했다.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환노위 고용노동소위는 지난 3~4일과 6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으나 여야 대치로 4월 임시국회가 공전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재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을 비롯해 복리후생비, 현물급여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는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개악'이라고 반발했다.
고용노동소위는 노사를 비롯해 각계 의견청취 이후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접점을 찾을 계획이다.
국회 논의 상황과 향후 법안 처리일정을 보면 진통이 불가피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의결의 법적 시한은 오는 6월 말이다. 개정법을 적용하려면 늦어도 5월까지는 산입범위 조정에 합의하고,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여야는 각 당 입장차가 뚜렷하다. 정기상여금부터 식비와 숙박비 등 후생복리 임금 등을 포함할지를 놓고 여야 의견 차이가 있다. 현행 최저임금에는 기본급만 산입되고 상여금, 수당 등은 제외됐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업종·지역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것에도 이견이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우리가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지적해도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다. 야당 주장부터 경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의당은 최저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자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