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스타트업은 공공기관 사회공헌활동(CSR)을 활용, 글로벌 시장에 나서야 한다. 현재 스타트업들은 에어비앤비, 우버택시, 인스타그램과 같이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현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는 한계가 따른다. 저성장으로 고용과 환율이 불안한 시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국가 간 규제가 점점 강화돼 무역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스타트업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정부 투자나 과제를 받아 해외로 나가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에 해외 사업을 펼치는 지방정부와 발맞춰 진출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든든한 지원 사격을 받으면서 사업을 키워 나갈 수 있다. CSR는 지방정부와 스타트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과거 CSR는 한정된 대상에게 이미지 마케팅용으로만 쓰였지만 최근에는 포괄 활용이 가능해졌다. 공공기관과 민간 소통 채널로 쓰인다. 공모 사업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소통 기회도 늘고 있다. 스타트업에는 기회인 셈이다.
CSR 역시 기업, 정부, 시민단체 융·복합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사업 규모는 계속 커지는 추세다. 중앙정부와 산하 기관도 시민을 정책에 참여시키고 의견을 듣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수준의 시민 활동을 넘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 위촉, 공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 관련 아이템을 보유한 스타트업 가운데 상당수가 창업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KOTRA, 서울시를 통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자사 혁신 서비스 기반의 CSR를 정부에 제안,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민 전문가 100명을 영입, 자치구별로 진행되는 정책을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였다. 정보화진흥원은 공공데이터 포털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창업진흥원은 예비 사업자가 스타트업 간 정보 교류 목적의 네트워크 파티를 연 바 있다.
KOTRA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매년 두 차례 해외 CSR 활동에 필요한 항공, 숙박, 교통, 교재, 운반비를 전액 지원한다. 벤처기업협회는 예스리더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초·중·고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내용이다. YWCA는 여성 취약 계층을 위한 프로젝트에 스타트업을 자문위원으로 선정, 수행 기회를 부여한다.
CSR 활용은 해외에서 더 적극 일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욕케어스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체다. 월가 금융사, 스타트업, 시청 공무원, 시민사회가 어우러져 아이디어를 낸다. 해당 단체의 행정 및 인건비는 뉴욕시에서 100% 부담한다. 프로젝트 사업비는 월가 금융권의 몫이다. 뉴욕케어스는 시민, 스타트업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스타트업은 CSR를 통해 사업 아이템 평가를 월가 투자가, 시민, 공공기관 관계자에게서 들을 수 있다.
빌게이츠재단과 록펠러재단은 사회를 변화시킬 스타트업의 혁신성에 투자해 왔다. 이처럼 스타트업 CSR 활동은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바람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실리콘밸리재단에 1조7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정부와 스타트업이 CSR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혁신에 주목할 때 국내 스타트업의 생존율과 고용 창출 성공률이 지금보다 확연히 높아질 수 있다.
문헌규 에어블랙 대표 hunkyu77@airbl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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