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3.5㎓ 경매 자율경쟁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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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동시오름과 무기명블록경매를 동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자율 경쟁을 주장하는 진영과 동등한 출발선상에서 5G 서비스 경쟁을 주장하는 진영 간 대립이 첨예하다.

상대적으로 주파수 폭이 넓은 28㎓ 대역보다 전국망으로 활용할 3.5㎓에서 다양한 논리전이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경매 제도 취지를 살리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ITU 권고 100㎒ 폭은 전체 주파수 총합

정부가 검토하는 무기명블록경매는 주파수를 여러 블록으로 쪼개 입찰하는 방식이다. 3.5㎓ 대역에서 300㎒ 폭을 10㎒ 또는 20㎒ 폭 등 여러 블록으로 입찰에 내놓을 수 있다. 각 사업자가 필요한 만큼 주파수를 확보한 이후 원하는 위치를 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경매 결과에 따라 사업자별로 각각 120㎒, 100㎒, 80㎒ 폭을 확보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이통사는 5G 서비스 초기부터 경쟁력에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100㎒폭씩 3개 블록을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5G 서비스에 '최소 100㎒' 폭을 권고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그러나 ITU는 단일 주파수 대역폭이 아닌 5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대역폭 총합이 100㎒ 폭 이상이라고 명시했다. 6월 예정된 경매는 3.5㎓뿐만 아니라 28㎓ 대역 1㎓ 폭 이상도 경매 대상이다. 블록 경매를 하더라도 ITU 권고는 무난히 충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블록경매 해도 속도 역전현상 없다

동등분배 주장 논리 중 하나는 한 사업자가 3.5㎓에서 80㎒ 폭만 확보할 경우, 5G가 LTE보다 느린 속도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5G는 시분할 롱텀에볼루션(LTE-TDD) 기술을 쓰기 때문에 80㎒ 폭 확보 시 실제로는 60%인 48㎒폭만 사용할 수 있어 기존 LTE(사업자별 50~70㎒ 폭)보다 느려진다는 얘기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같은 주파수 폭일 경우 4G와 5G의 속도 차는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직교주파수분할(OFDM) 등 근간 기술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5G는 다중안테나(MIMO)를 포함한 빔포밍과 256쾀·512쾀·1024쾀 같은 기술로 전파 효율을 높인다. 또 롱텀에벌루션(LTE)에서의 주파수집성(CA)은 대역별 가드밴드(15~20%)가 필요하지만 5G는 연속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실제 이용 주파수도 5G가 많다.

이런 이유로 ITU는 같은 주파수 양이라면 5G가 LTE보다 3배가량 빠르다고 밝혔다. 100㎒폭 미만 주파수를 확보하더라도 LTE와 속도 역전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동등분배는 양에 대한 수요 충족 못시켜

동등분배를 반대하는 진영은 3.5㎓ 대역의 100㎒ 폭씩 동등분배는 '전파법 위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파법은 경쟁 수요가 있을 때는 주파수 경매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경쟁 수요가 있는데도 100㎒ 폭으로 '나눠먹기'를 하는 것은 경매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3.5㎓ 대역을 100㎒ 폭씩 3블록으로 구성해도 경쟁은 일어날 수 있다. 3.4~3.7㎓ 사이에서도 사업자별 선호 대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위치에 대한 경쟁일 뿐 주파수 양에 대한 경쟁은 차단된다. 앞서 3차례 주파수 경매에서도 이통 3사에 동일한 주파수 폭을 할당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전파 전문가는 “정부는 한 사업자가 과도하게 많은 주파수를 가져갈 수 없도록 영국처럼 주파수 총량 제한 등 수준에서만 규제를 하면 된다”며 “나머지는 시장 경쟁을 통해 주파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경매의 취지에 맞게 공정경쟁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동시오름과 무기명블록경매의 하나인 CCA(Combinatorial Clock Auction) 등 다양한 경매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달 19일 공청회에서 경매 방식에 대한 대략적인 모습이 드러날 전망이다.


〈표〉3.5GHz 경매 쟁점

5G 주파수 3.5㎓ 경매 자율경쟁에 무게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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