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시아의 식수원'으로 불리는 티베트고원에 한반도 면적 8배에 이르는 대규모 인공 강우 시설을 구축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칭화대학, 칭하이성은 최근 티베트고원에 대규모 기후 조절 시설을 구축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골자는 티베트고원 산봉우리에 고체 연료를 태울 수 있는 연소실과 굴뚝을 설치하고, 이를 이용해 100억㎡ 대지에 매년 비를 내리게 한다는 계획이다.
산봉우리 연소실에서 요오드화은을 태워 작은 입자를 만들고 이를 대기 속에 뿌리면 이 입자가 구름을 뭉치게 하는 '구름 씨' 역할을 하는 원리다.
티베트고원은 6월부터 10월까지 몬순 시기로 동남아에서 습한 공기가 불어온다. 이 공기가 높은 산맥에 막혀 대기로 올라가면 연소실에서 만든 구름 씨와 만나게 된다.
중국은 티베트고원 내 160만㎢ 지역에 수만 개의 연소실을 설치하고, 첨단 군용 로켓의 엔진 기술을 이용해 해발 5000m 이상의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도 고체 연료를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인공 강우 시설은 30개의 기상 위성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조종한다.
연소실 설치 비용은 대당 5만 위안(약 850만 원) 정도로 비행기, 드론, 포탄 등을 이용한 다른 인공 강우 방법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티베트고원 수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있다. 티베트고원 강수량은 연 10㎝ 미만으로, 사막 지역의 강수량(25㎝ 미만)보다 더 작은 실정이다.
한편에서는 티베트 지역의 습기를 품은 공기를 이용해 인공 강우를 늘리면, 습한 공기를 빼앗긴 다른 지역의 강우량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