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용자 개인 정보가 데이터 업체를 통해 유출됐다는 파문과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사과했다.
저커버그는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정말 죄송하다”면서 “중대한 신뢰를 위반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국 의회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의회에) 보내려고 한다”면서 “그게 나라면 기꺼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번 파문에 관한 일련의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여러분의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자격이 없다”면서 “페이스북은 실수를 했다”고 썼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업자로서 페이스북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알렉산드르 코건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정보분석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페이스북 3자 간 신뢰가 깨진 문제라고 강조했다.
코건 연구원은 2013년 페이스북을 활용한 퀴즈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했다. 페이스북은 코건이 앱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CA와 무단 공유한 사실을 2015년에 파악하고 자료 삭제를 요구했다.
저커버그는 “자사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코건 앱을 제명하고, 코건과 CA에 유출된 정보를 모두 지웠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지난주 언론 보도를 통해 CA가 이전에 제출한 증명서 내용과는 달리 가지고 있던 정보를 전부 지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이들이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고 부연했다.
또 페이스북은 CA에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당국 조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과거 정보 보호 조치를 위한 노력을 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사용자 정보를 악용하는 앱을 막기 위해 앱 개발자들의 사용자 정보 접근 권한을 축소했다.
이전에는 앱 개발자가 페이스북 사용자 친구 정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요청할 수 있었지만 업데이트를 하면서 해당 앱을 승인하지 않는 한 개발자들이 사용자 친구 정보를 요청할 수 없도록 했다.
페이스북은 재발 방지를 위해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된 모든 앱을 전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 개발자는 페이스북 활동을 금지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이용자가 앱 자료 접근 권한을 쉽게 취소할 수 있는 도구를 뉴스 피드 상단에 배치할 것도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장기로는 더 나은 서비스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면서 “페이스북 이용자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은 페이스북과 CA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의회는 저커버그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낸 상황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