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빠르게 성장해 전통적으로 가장 큰 32인치 시장 규모를 넘어선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40인치대 TV 시장이 급격히 줄고 55인치가 핵심 TV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1일 서울 엘타워에서 '2018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전망을 발표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10.5세대와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능력을 증설한 중국이 내년을 기점으로 한국 생산능력을 추월하고 면적 기준 점유율도 빠르게 한국과 거리를 좁힐 것으로 전망했다.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9인치 이상 IT 패널을 포함한 지난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대수 기준으로 1위(31%)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6년 중국과 10%포인트 격차로 1위였으나 2017년 30% 점유율로 2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은 한국이 줄인 태블릿과 노트북 패널 물량을 가져갔고 TV 패널 생산량도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과 동일한 35% 점유율로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등 여러 응용 시장에서 고루 성장했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면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한국 41%, 중국 27%를 차지했고 올해 한국 39%, 중국 30%로 예상돼 아직 차이가 크지만 매년 격차가 빠르게 줄어드는 게 문제”라며 “특히 중국의 패널 생산 기술이 상당히 좋아져 과거와 수준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BOE 10.5세대 LCD 라인(B7)이 업계 예상을 깨고 내달 중 양산을 시작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초대형 기판 규격에 도전해 양산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당초 목표한대로 3~4월 양산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BOE 10.5세대 팹, CEC 그룹의 2개 8.5세대 팹이 2분기 가동을 시작하면 65인치와 75인치 패널 생산량이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6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패널 공급이 증가해 이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패널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009년과 2010년에 디지털TV 교체 수요가 대거 발생한 후 TV 교체 주기가 도래한 것도 초대형 TV 시장 확대를 이끄는 요인이다. 풀HD TV를 4K나 8K로, 30인치 이하를 50인치 이상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커진다고 내다봤다.
정윤성 상무는 “올해 60인치 이상 시장이 전년 대비 48% 성장해 가장 성장폭이 커질 전망”이라며 “처음으로 65인치 이상 면적 출하량이 32인치 시장보다 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LCD 생산량이 급증해 공급 초과 현상이 심해지면 공장 가동률을 소폭 낮춰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패널 공급 초과율은 10.4%로 균형을 유지했지만 올해 11.8%, 2019년 17.1%, 2020년 19.5%로 심화된다.
박진한 이사는 “기존 팹의 생산 효율성 등을 감안해 올해 총 생산능력에서 2%(500만㎡) 정도 생산면적을 줄이면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공장 가동률을 조정해 2019년 7%, 2020년 10% 정도 생산량을 감축하면 심각한 공급초과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