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블록버스터 약물이 탄생할 것입니다.” 글로벌 의약품 데이터 컨설팅 기업 아이큐비아의 아난 타마랏남 아태지역 총괄 사장의 말이다.
아이큐비아는 제약 개발·임상시험기업 퀸타일즈와 의약품 시장조사 기업인 IMS헬스가 합병한 회사다. 아이큐비아는 한국의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시장을 주목한다. 국내 신약 개발, 임상,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한다. 제약시장은 2016~2021년 연평균 4.5% 성장률을 기록한다. 세계 제약 시장 13위다.
아이큐비아 글로벌경영위원회(IQVIA) 일원인 아난 사장은 최근 국내시장 조사를 위해 방한했다. 1997년부터 퀸타일즈에서 업무를 시작한 아난 사장은 2016년 10월부터 IMS헬스와 퀸타일즈 합병 후 아이큐비아 아태지역을 이끈다.
아난 사장은 “제약·바이오, 의료기기·헬스케어 기관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임상시험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종합 제품·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면서 “과거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약물 50개 중 48개 약물 개발과 임상, 상업화 과정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IMS와 퀸타일즈 합병은 의미가 있다. 각각 의약품 데이터 조사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아난 사장은 “합병으로 수많은 의약품 임상 경험과 데이터 분석 능력이 더해져 향상된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임상부터 FDA 허가, 약물 출시 후 최적화된 시장 진입 등 의약품 개발 단계에 효과적 컨설팅을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제약 시장은 우수 의료인력과 병원, 임상 조건을 갖춰 '매력적' 시장이다. 아난 사장은 “한국 제약시장은 공격적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하며 바이오시밀러, 혁신신약 등을 세계에 내놓고 있다”면서 “한국은 우수 의료 인력, 기업 투자, 병원 임상 능력을 보유해 블록버스터 약물이 탄생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선두 제약기업도 아이큐비아 고객이다. 주요 제약기업 중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동아제약 등이 있다. 일례로 삼성은 2011년 4월 미국 퀸타일즈와 합작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후 이듬해 바이오젠과 바이오시밀러 개발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아이큐비아는 합병 후 한국·대만·중국 등 아시아 현지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확대했다. 아난 사장은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신규 고객이 늘어 매출 50%를 차지한다”면서 “유럽, 미국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아시아 기업은 주로 신생이지만 공격적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 중 1위 시장”이라면서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의료원, 가톨릭의료원 등이 세계 최고 수준 의료진과 임상 능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제약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눈여겨본다.
국내 제약사도 신약개발 가속화를 위해 데이터 분석 활용이 늘어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임상시험 타깃인 환자를 쉽게 찾아낸다. 임상시험도 쉽게 완료한다. 아난 사장은 “의미 있는 데이터 발굴, 개발로 제약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시장에 진출한다”고 말했다.
주요 신약이 성공하는 것도 곧 '확률' 싸움이다. 아난 사장은 “전략적으로 신약을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약물에 필요한 적합한 임상 환자를 선택하고, 어떤 시장에 진입할지, 경쟁사와는 어떻게 차별화할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것은 시간과 싸움”이라면서 “의약품 급여 지불자인 정부,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 환자 등 다각도로 고려해 적정 가격에 적정한 시장에 판매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