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로또시스템을 개발하는 4기 복권수탁 사업자 선정이 '저가 입찰'로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공공 정보화 사업 품질 강화를 위해 기술평가를 강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가격 경쟁이 이뤄진다. 정부가 기술과 가격 평가 비중을 9대 1로 제시했지만, 복권위원회는 8.5대 1.5로 가격평가 비중을 높였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최저가를 제시해 기술평가에서 뒤진 20점을 만회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반도체 컨소시엄이 기술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지만, 80% 최저가 입찰로 4기 복권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자 경쟁에는 제주반도체 외 인터파크 컨소시엄과 나눔로또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기술 평가에서는 인터파크가 사업 380.9256점, 시스템 395.4278점으로 총 776.3534점을 받아 1등을 차지했다. 이어 나눔로또가 382.8000점, 시스템 391.4667점으로 총 774.2667점을 받았다. 제주반도체는 사업 368.7681점, 시스템 381.9833점으로 총 750.7514점을 받아 가장 낮았다.
반면 가격평가에서는 제주반도체가 80%를 투찰해 만점인 150.0000점을 받았다. 인터파크와 나눔로또는 각 129.3100점과 122.4490점을 얻었다. 제주반도체는 정량평가 10점을 더해 총 910.75점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터파크와 나눔로또는 905.66점과 896.72점으로 차순위와 3순위로 결정됐다. 제주반도체는 기술평가에서 뒤진 25.602점을 가격평가에서 20.69점, 정량평가 10점을 만회해 역전했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제안한 비용으로 충분히 사업 구축이 가능하다”면서 “사업 제안 단계부터 전문인력을 채용했고 앞으로도 충원할 계획이라 차질 없이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권위원회가 제시한 기술과 가격 평가 비율 8.5대 1.5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고시에서 '행정·공공 정보시스템 구축 시 기술능력평가 배점한도를 90점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기술력이 우수한 사업자를 선정해 정보화사업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추정가격 중 하드웨어 비중이 50% 이상인 사업 △추정가격이 1억원 미만인 개발 사업 등 요건에 해당할 경우만 기술능력평가 배점한도를 80점으로 조정 가능하다. 4기 복권수탁사업은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아 기술 배점을 90점 이하인 85점으로 책정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SW수발주제도상담센터도 이를 지적했다. 센터는 복권위원회 제안서사전규격을 검토한 후 '제안요청서에 제안서 평가 시 기술능령평가와 가격평가 배점 한도를 90%와 10%로 함을 명시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복권위원회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업계는 IT사업은 가격경쟁보다 핵심인 기술 경쟁력이 우선 평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4기 복권수탁사업은 다양한 부분에 추가 구축 사항이 포함됐다. △온라인복권인터넷 판매 솔루션 구축 △온라인복권 파일DB 병행 저장·위변조방지방안 개발 △단말기 5000대 구축(3기 3600대) △전자복권 시스템에 블록체인 적용 등이다. 사업 시작 전 각 컨소시엄은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기술력이 사업 결과를 판가름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점수 비중을 높이면 저가 투찰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사업보다 많은 요구사항이 반영돼 기존 예산으로도 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부가 가격 점수를 높이면 업계가 저가 수주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90대 10 기준은 일반 SW사업일 경우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은 운영사업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이 기준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3기 사업 때는 80대 20이었지만 이번에는 기술 비율을 5 더 높였다”면서 “가격보다 기술을 더 중요하게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4기 복권수탁사업자 평가 결과, 출처:나라장터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