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박사 업적·생애 재조명…"인간 의지 보여준 선구자"

14일 스티븐 호킹 박사가 별세하자 세계 과학기술계와 언론이 그의 업적과 생애를 조명했다. 신체 역경을 뛰어넘은 천재 물리학자의 죽음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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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영국 BBC는 부고를 전하며 “호킹 박사는 자신의 나이에서 가장 존경받고 유명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병과 싸웠다”면서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진 그는 인기 있는 과학 홍보대사가 되었고, 대중이 자신의 일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애썼다”고 평가했다.

호킹은 21살 때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도 50년 이상 최정상급 과학자로 활동했다. 1000만부 이상 팔린 대중과학서 '시간의 역사'를 저술했다. 1979~2009년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그가 있던 루카스좌 석좌교수는 아이작 뉴턴을 비롯한 최고의 학자가 거쳐 간 자리다.

호킹은 이론 물리학자로서 우주론 연구에 집중했다. 우주 전체가 하나의 특이점에서 탄생한다는 이론을 수학으로 증명했다. 빅뱅과 블랙홀 연구를 발전시켰다. 1981년 우주에 시작, 끝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말년인 2015년에는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AI)이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뉴욕타임즈는 “스티븐 호킹은 인간의 의지력을 상징하는 장애 극복을 보여주고,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발견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그는 끔찍한 신체 상황에도 항상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는 자신의 일, 과학의 비즈니스화, 예술, 명성, 여행을 즐겼다. 아이들을 좋아했고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호킹이 생전에 남긴 회고록을 소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호킹은 회고록에서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면서 “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들의 장애가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막지 않고 할 수 없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이론 물리학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영광스러웠고, 우주에 대한 이해에 무언가를 더했다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과학자로써, 역경을 극복한 주인공으로써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심슨 가족' '빅뱅 이론' 같은 대중 문화 콘텐츠에도 출연했다.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세계 물리학 아이콘 역할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호킹의 업적과 위상을 둘러싼 과학계 논쟁을 소개하며 “그를 위대한 인물로 만든 것은 장애와 과학적 탁월함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운 기초과학연구원(IBS) 순수이론물리연구단장은 “호킹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과 양자역학을 접목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블랙홀의 양자역학적 성질을 규명하는 데도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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