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北출신 감독, 전 고위간부에 성폭행.."선생님은 무슨 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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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감독이 대한체조협회 전 고위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경희 감독은 북한 선수 출신으로 현재 국가대표 리듬체조 상비군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이경희 감독은 JTBC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의 인터뷰 시작 전에 울음을 터트렸다. 자유를 찾기 위해 탈북한 이경희는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끔찍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진정 후 그가 밝힌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이경희는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로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상하관계로 일했다고 운을 뗐다. 이경희는 “‘나이도 몇이고 젊은이도 아닌데’라는 뉘앙스로 신체를 만졌다. 피해도 ‘에이 그거 뭐 그러냐’며 자본주의는 괜찮다고 한다. 특히 체조인은 괜찮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경희는 고위간부의 명령을 받는 코치였다.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참가시켜야 하는 코치와 참가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고위 간부였다. 선수 선발, 코치 선발 등을 실질적인 업무를 다 도맡으며 영향력을

이경희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할 때마다 모텔을 가자고 했다. 모텔에서 쉬면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게 한 두 번 한 말이 아니었다”며 “3년간 성추행의 강도는 점점 심각해졌다. 선생님은 무슨 살이냐며 슬슬 만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이경희는 코치직을 그만두기 위해 고위 간부를 찾아간 날을 힘들게 떠올렸다. 고위간부는 자동차에서 이야기 하자며 차로 데려갔고, 몹쓸 짓을 했다.

이경희는 큰 결심을 한 뒤 탄원서를 작성했다. 저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과 약을 3년째 복용하고 치료받고 있다며, 고위간부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하지만 면담 조사 1주일 만에 고위간부가 직위를 내려놓으며 감사가 중단됐다. 진상발표 없이 일단락 된 것. 하지만 고위간부는 2년 뒤 더 높은 직의 대한체육회 임원으로 돌아왔다. 2014년 이경희의 탄원을 근거로 임원직 부적격자로 판단해, 고위간부는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고소했다. 당시 전 고위간부는 이경희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에게 연인관게였다며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하고, 성관계도 하며 자연스럽게 돼버린 거다. 여자의 비밀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 얘기까지 하기 어렵다. 연인 사이에 아주 자세하게 그런 문자는 별로 없다. 전화통화를 했고 만나서 주로 대화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전 고위간부가 이경희를 성추행 한 적 없다는 근거로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는 한 펜션주인이 쓴 ‘북한 출신 여성과 1박 2일 머무르고 갔다’고 적혀있었다.
 
사실확인을 처음 확인 한 이경희 씨는 법원에서 오열했고, 늦게나마 경찰에 고소했다. 제작진은 이 확인서를 써준 펜션 주인을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해당 펜션 주인은 전 고위간부가 와서 적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해당 시간에 은행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경희는 고위간부를 고소하려 했을 때 체육계들은 모두 말렸다. 고위 간부는 체조협회 임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다. 감사는 결과 없이 스스로 직위에서 내려가는 걸로 마무리 됐다.

체조협회 측은 진상규명이 끝나기 전에 사임을 허락했는지에 대해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임원은 사임하는 즉시 끝나는 걸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 간부가 다시 임원 후보가 됐을 때 감사 내용을 확인 했는지에 대해 “저희가 사전에 인지했다면 검토 대상이 되는데 대략적인 것만 나와 있기 때문에 검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