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가전사 동부대우전자의 새 주인으로 대유그룹이 낙점됐다. 대유그룹은 동부대우전자 인수로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하는 국내 빅3 가전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유그룹은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9일 오후 본계약을 체결한다.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 매각을 주관하는 NH투자증권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유위니아를 선정했다.
동부대우전자 재무적 투자자(FI) KTB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대유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대유그룹은 동부대우전자 구주를 인수하고 추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는 것이 맞다”며 “9일 본계약을 체결한다”고 확인했다.
대유그룹 핵심 계열사 대유위니아는 주력 사업인 김치냉장고 '딤채'가 매출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딤채는 계절 특성으로 분기별 흑자와 적자를 넘나들었다. 대유그룹은 대유위니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민했고, 결국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돌파구로 찾은 셈이다.
또 동부대우전자 매출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대유위니아는 해외시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대유그룹은 스마트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유동화해 대유위니아 인수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은 지분 45.8%를 보유한 FI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서 시작됐다. 동부그룹은 2013년 2726억원에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기 위해 FI에 1346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과정에서 FI에 순자산 1800억원을 유지하고 내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FI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드래그-얼롱을 행사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부대우전자와 이란 엔텍합 컨소시엄 간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동부대우전자 인수전 전망은 불투명했다. 협상 결렬 원인으로는 양측이 최종 매각대금과 매각 조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FI 희망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시장에서는 1600억∼1800억원대가 거론됐다.
자칫 동부대우전자가 인수업체를 찾지 못하는 파국이 벌어질 수 있었지만, 같은 날 극적으로 인수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전자업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