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분해·재활용까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는 강도와 열안정성이 뛰어나 병, 식료품 포장재에 많이 사용된다.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가 대표적이다.
이 물질은 원유로부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박시재 이화여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량된 대장균을 발효,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김경진 경북대 교수팀과는 효소를 통한 PET 분해 연구를 공동 수행했다. 연구팀은 기존 효소보다 분해 능력이 월등한 효소의 구조를 밝혔다. 분해 활성이 증가된 변이 효소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과거 미생물 기반 PET 분해는 시간·비용 효율이 낮았다. 2016년 일본 연구팀은 분해 능력이 향상된 신규 효소(PETase)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연구팀은 높은 분해능의 원인을 규명하고 고효율 효소 개발이 가능하도록 이 효소의 단백질 결정 구조를 밝혔다.
이상엽 교수는 “미생물로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기존에 화학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을 다시 미생물로 분해하는 기술”이라면서 “친환경 화학 산업으로의 재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