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중국, 미국 시장 판매 부진과 통상임금 충당금 반영 등으로 8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올해 현지 전략형 모델과 친환경차를 통해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대표 박한우)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가진 '2017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53조535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1% 감소한 66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1.2%로 2016년보다 3.4% 포인트 가량 줄었다.
지난해 경상이익은 통상임금 소송 지연이자 반영 및 관계사 손익 감소 등의영향으로 전년 대비 66.9% 감소한 1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9% 감소한 968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 등에 대한 충당금 반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도 3.1%포인트 증가한 83.3%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도 통상임금 관련 비용 반영 등의 영향으로 3.6% 증가했다. 판매관리비 비율도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15.4%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아차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10.3% 감소한 270만7717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시장은 경쟁심화에 따른 승용차종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시장수요 둔화에 따른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전체 판매가 8.9%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사드 사태와 구매세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9.9% 감소했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25만8000여대를 넘어서는 26만2000여대가 감소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스토닉, 니로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폭인 3.3%를 크게 웃도는 8.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중남미(11.9%↑), 러시아(19.5%↑)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도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 증가에 그치며 93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1.1%↓), 미국(1.7%↓), 중국(1.3%↓) 등 주요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인도(8.7%↑), 러시아(16.7%↑), 브라질(7.8%↑) 등 신흥 시장의 판매 여건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현지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4.3% 증가한 287만9000대로 정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내수 52만대(0.3%↑) △미국 61만대(3.4%↑) △유럽 48만 9000대(3.4%↑) △중국 45만대(14.0%↑) △기타 81만대(3.2%↑)이다.
기아차는 올해 △신차 효과 극대화 △신흥 시장 공략 강화 △RV 판매 비중 지속 확대를 통해 판매목표 달성 및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먼저 기아차는 주력 볼륨 모델인 신형 K3를 올해 1분기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해 출시한 스팅어를 올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한다. 플래그십 세단 'K9' 신형도 상반기에 선보여 브랜드 고급화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이 밖에도 K5·스포티지·카니발 등 부분변경과 신형 쏘울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중남미,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전략 차종을 앞세워 이들 국가에 대한 공략을 보다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또 중국에서도 현지 전략형 SUV를 잇달아 선보이는 등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비중을 지속 확대하며 수익성을 적극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또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며 경쟁력을 높인 니로 EV를 올해 출시하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기아차 경영실적은 △매출액 13조57억원(0.7%↑) △영업이익 3024억원(43.2%↓) △경상이익 3030억원(33.6%↓) △당기순이익 1048억원(67.3%↓)을 기록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