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3>우버의 기업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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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에 익숙한 우리는 우버 서비스의 장점 이해가 어렵지 않다. 지난해 우버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73조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로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수익성에 비해 기업 가치가 높다는 것은 미래 성장성 및 수익성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버 수익 모델의 첫 번째 근간은 공유 경제에서 온다. 차량을 통한 이동에는 두 가지 자산이 필요하다. 운전자라는 용역 서비스와 차량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임대해서 마련할 수 있다. 차량은 렌털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대리 운전이라는 '운전 기술 임대' 용역 서비스가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차량 공유 서비스 불허가 경제 관점에서 불합리한 것은 이 두 자원을 각각 임대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두 가지를 개인으로부터 결합해서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이다. 우버는 차량과 운전 서비스를 한 개인으로부터 결합해서 원스톱 서비스로 임대한다.

차량을 빌리기 위해 우리는 쓰는 시간과 불편을 넘어 임대 사업자의 비용을 전가 받는다. 그러나 우버는 차량과 시간이 있는 개인을 직접 소비자에게 연결, 수많은 원가 요인을 제거 또는 대폭 낮췄다.

우버를 택시회사와 비교하면 원가 우위 가능성은 자명하다. 택시회사는 차량을 구매하고, 기사를 고용해야 한다. 개인의 유휴 자산을 제공하면서 기대하는 대가인 한계비용은 기업이 소유했을 때보다 월등히 낮다. 그것이 차량이라는 고정 자산과 기사라는 인력 자산의 소유를 배제한 것이 우버가 택시보다 경제성이 우월한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우버 같은 공유 경제 플랫폼 기업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즐긴다. 고정 자산이 많은 사업을 작은 시장에서 확장하면 수익성이 낮아진다. 우버는 기사로 일하겠다는 사람과 계약만 체결하면 소비자를 동일한 앱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 체증 법칙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디지털 경제에서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전략이다. 고정 자산 소유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택시 서비스는 차량과 운전기사라는 자원의 결합으로 이뤄진 서비스다. 어떤 자원이든 희소성 또는 독창성이 있을 때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모든 가정이 차량을 소유하고 운전하는 시대에 자산의 희소성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택시기사의 또 다른 자산은 지리 정보다. 복잡한 도시에서 빠른 길을 찾아가는 교통 정보에 대한 지식 자산이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실시간 교통 정보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내비게이션에 의해 지리 정보 자산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렇다면 택시 시장으로 우버의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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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버의 차량 공유 경제 모델은 승객을 운반하는 물류 수단으로 국한될 필요가 없다. 음식을 배달할 수도 있고, 서류와 화물을 배달해도 같은 모델이 적용된다. 우버이츠가 바로 음식 배달 서비스다. 즉 우버의 차량 공유 경제 모델은 도시 물류 서비스 혁명이다.

우버로부터 시작된 물류 혁명은 여러 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 회사가 아닌 자가 차량을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배달해 주는 '물류의 우버화'를 시행하고 있다. 우버의 기업 가치 배경에는 교통편만이 아니라 도심 교통과 물류의 공유 경제 서비스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있다. 우버는 택시 회사라기보다 도심 종합물류의 공유 경제화 플랫폼 회사다. 우버는 수많은 승객과 음식 배달을 연결해 주면서 가장 많은 양의 교통 정보를 수집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자동차에 투자한다.

우버의 높은 미래 가치에는 차량 공유 경제에서 연결하려는 두 자산인 차량과 운전자 가운데에서 비싼 운전자를 자동화해 제거하는데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기술 및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