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투자액이 900억달러(약 95조6340억원)에 이를 것으로 밝혀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자동차 회사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회사가 190억달러, 중국 회사 210억달러, 독일 회사가 520억달러를 전기차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개별 회사로는 독일 폭스바겐 투자가 최대 규모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300여개 차종 전기차 버전을 생산하기 위해 2030년까지 40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모인 미국과 독일 자동차 회사 경영자들은 투자액 상당 부분이 중국에 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위해 2019년부터 의무적인 전기차 생산 쿼터를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석한 빌 포드 2세 포드자동차 회장은 11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023년까지 전기 배터리나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20종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리 베라 GM 최고경영자는 전기차 투자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GM 계열사인 캐딜락의 요한 데 니센 사장에 따르면 투자액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다임러는 10종 전기차 모델과 40종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최소 117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미니콤팩트카는 물론 중형 트럭에 이르는 모든 차종에서 전기차 버전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기업이 전기차 투자를 늘리는 것은 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 당국으로부터 받는 규제와 테슬라 성공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자동차 판매체인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잭슨 CEO는 전기차가 2030년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5~2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테슬라는 진정한 경쟁을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가 앞으로 충분한 수요를 끌어낼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포드 2세는 “우리에게 고객들이 있을 것인지가 유일한 문제”라고 말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 CEO는 “수요가 판매를 이끌고 갈지, 아니면 모두가 한 명의 고객이라도 잡으려 애쓸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면서 “결국은 고객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짐 렌츠 토요타 북미 사업부 CEO도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3%로 올리는 데 18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전기차 장래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