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가 TV를 넘어 모바일로 진격한다. 모바일 쇼핑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핵심 판매 채널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올해 모바일 취급액 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면서 전통 홈쇼핑 사업자를 위협한다. 모바일 홈쇼핑 시장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T커머스와 홈쇼핑의 격전이 불가피하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쇼핑을 운영하는 KTH는 지난해 모바일 및 TV 애플리케이션(앱) 취급액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상승했다.
KTH 전체 취급액 가운데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안팎이다. 전년 14% 대비 3%p가량 증가했다. 모바일과 TV를 연동한 차별화 쇼핑 서비스를 지속 선보인데다 상시 구매 가능한 온라인·모바일 상품군을 지속 확대한 결과다.
지난해 KTH 연 취급액은 최대 4000억원 수준이다. 모바일 취급액은 680억원 안팎이다. 올해는 모바일 비중 20%와 모바일 취급액 700억원 이상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KTH 관계자는 “올해 모바일 취급액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1분기 KT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와 연동한 음성 결제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차별화 서비스를 적극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홈쇼핑 포털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총 거래액 가운데 T커머스 비중은 24.3%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19.4%에서 5%p 가량 늘었다. T커머스 채널이 홈쇼핑모아에 입점한 2015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상승세다.
홈쇼핑모아는 현재 일반 TV홈쇼핑과 T커머스 판매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T커머스 거래액 비중이 상승하는 만큼 TV홈쇼핑 비중은 줄어든다. T커머스가 TV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홈쇼핑을 맹추격하고 다크호스로 등극한 셈이다.
모바일은 TV와 달리 시간과 편성 채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TV홈쇼핑과 T커머스 업종에 관계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할 수 있다. T커머스 사업자들이 최근 모바일 앱과 모바일 사업 전담 부서 등을 신설하는 이유다.
SK스토아(구 B쇼핑)는 올 상반기 모바일 사용자 환경(UI) 및 사용자 경험(UX) 고도화에 투자해 모바일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B쇼핑은 지난해 모바일에서 전체 거래액 가운데 15% 안팎을 기록했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해 말 모바일 결제 시스템 '쓱링크(SSG link)'를 선보였다. 전체 구매자 기준 4명 중 1명(25%)이 모바일에서 결제하는 소비 행태를 감안해 결제 편의를 높였다. CJ오쇼핑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 플러스는 올해 1분기 젊은 고객층의 모바일 사용이 폭증하는 밤 12시~새벽 1시 콘텐츠 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통 홈쇼핑 구매 패턴과 달리 스마트폰으로 홈쇼핑 상품을 검색해 구매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다”면서 “T커머스 업계가 모바일 쇼핑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