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curation]이란 정보과잉시대에 의미있는 정보를 찾아내 더욱 가치있게 제시해주는 것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주로 쓰는 용어를 말합니다.
'콘텐츠 큐레이션'은 무엇일까요?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을 뜻합니다. 최근 방송, 유통, 쇼핑 등 각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용어입니다. 콘텐츠 큐레이션이 적용되고 있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또 우리 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 방송, 미디어 분야에서 콘텐츠 큐레이션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나요?
A: 콘텐츠 이용 정보를 분석해 시청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노출하고 이를 추천하는 서비스는 미래 방송시장에서 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업계는 시청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추천하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거실에서 가족들이 모여서 TV를 시청하기보단 모바일, PC 등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 패턴이 주를 이루면서 단순 편성보다는 맞춤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 입니다.
현재 방송 콘텐츠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 주자는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서비스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보유한 영화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시청 시간과 성향·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현재 상황에 맞는 영화를 각 고객에게 추천해 줍니다.
넷플릭스만의 콘텐츠 큐레이션은 감독과 배우는 물론 장르, 캐릭터, 스토리 전개 방식까지 콘텐츠의 모든 부분을 상세하게 규정하는 '태그(tag)'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각 회원의 시청 행태, 선호 콘텐츠 등을 상세히 파악해 개인화된 콘텐츠 큐레이션을 완성합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숨어 있는 취향을 찾아주고 확장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Q: 쇼핑을 할때도 콘텐츠 큐레이션이 적용될 수 있나요?
A: 유통업계도 큐레이션 서비스 적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쇼핑은 많은 물건들 중에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찾는 과정으로 큐레이션이 중요한 분야로 꼽힙니다. 특히 과잉 정보에 지친 소비자들은 무분별한 제품 추천보다는 자신의 구매 이력과 제품 체험을 통해 제공 받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전문가가 고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큐레이션 커머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기농 식자재, 해외 식료품을 판매하는 '마켓컬리'나 메이크업 제품을 다양하게 선정해주는 '글로우박스' '미미박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통해 고객의 최근 구매패턴·선호장르 등을 분석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고객 500만명의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과 요일별 구매 패턴 등 100여 개 변수를 분석합니다. 어느 요일에 자주 사는지, 어떤 구매 수단을 주로 이용하는지, 어떤 브랜드와 아이템을 선호하는지 등을 분석하면 개인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앞으로 콘텐츠 큐레이션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A: 국내 기업들이 콘텐츠 큐레이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입니다. 하루에 쏟아지는 뉴스만 3만 여개가 넘고 있고 이미 정보는 누구에게나 충분히 제공되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 속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작업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기계가 먼저 정보를 골라주고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카카오는 다음 뉴스 영역에 개인 추천 알고리즘인 루빅스를 적용,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대, 즐겨보는 뉴스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콘텐츠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모바일 뉴스 이용자는 1년 새 800만명이 늘었습니다. 네이버도 뉴스판에 에어스를 적용한 후 이용자 1인당 뉴스 소비량이 30~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뉴스 큐레이션 앱 '진르터우탸오'는 누적 사용자 수 6억명, 광고 매출 100억위안을 달성했습니다.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콘텐츠 큐레이션의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책소개]
◇큐레이션의 시대,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민음사 펴냄
'큐레이션의 시대'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조명하고 있다. IT 저널리스트 사사키 도시나오가 격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 사회를 해설한 책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보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큐레이션이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터넷상의 온라인 서비스의 사례나 전략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큐레이션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이를 통해 현재는 이미지, 이야기, 동영상, 쇼핑 품목 리스트 등 온라인 정보 형태에 따른 큐레이션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는 사용자의 니즈에 기반한 큐레이션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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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콘텐츠를 걸러주는 인간 필터에 주목하라),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명진출판 펴냄
저자는 미디어, 광고, 퍼블리싱, 상업, 웹 테크놀로지 분야의 인재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례를 모아 이 책을 썼다. 여기에는 큐레이션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큐레이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개인이 붙잡을 수 있는 사업적 기회는 무엇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서비스에 큐레이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세스 고딘, 제프 자비스, 아리아나 허핑턴 같은 유명 인물들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효과적인 큐레이션으로 손꼽히는 블로그 네트워크, 잡지, SNS, 브랜드, 웹 서비스 등의 사례가 포함됐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