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 중단 안을 EU에 제시하고 회원국들에 논의를 제안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이런 안을 놓고 찬성 76, 반대 7, 기권 7표로 의결했다.
리투아니아 총리실은 많은 사람이 일 년에 두 번 시간을 조정하는 것을 번거롭게 여기고 있다면서 “서머타임이 여전히 적절한지 EU 안에서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조만간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서머타임 폐지 방안 논의를 제안할 예정이다. 최근 리투아니아 여론조사에서는 79%가 서머타임에 반대했다.
EU는 1976년 전 지역에 서머타임 제도를 적용했다. 매년 3월 마지막 일요일과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한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시행 이후에도 서머타임은 줄곧 논란이 됐다.
반대론자들은 서머타임이 생체리듬을 깨뜨려 단기적으로 건강에 나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도 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여름에 낮이 길어지는 만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며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런 논쟁에 대해 “모든 수집 가능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서머타임 제도와 관련된 의문점들을 짚어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U의 한 관료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유럽 전반의 물류, 교통, 에너지 분야에서 서머타임이 혼선을 줄여주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핀란드, 폴란드, 스웨덴 등의 일부 정치인들은 북미, 유럽의 서머타임이 실익 없는 제도일 뿐이라며 리투아니아 정부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폴란드 의회는 최근 서머타임제 폐지 추진안에 초당적으로 동의했고, 핀란드에서는 7만명이 서머타임제 폐지 청원에 서명했다.
최지호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