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선봉…빠른 연구개발로 내수침체 탈피·세계 공략 포석
현대차그룹이 내년에 '14종' 이상의 신차를 쏟아낸다. 사상 최대의 신차 출시 규모다. '연구개발(R&D)' 속도를 강화, 소비자 선택폭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내수 침체 탈피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18년 한 해 동안 현대차 8종, 기아차 6종 등 모두 14종 이상의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국가별로 출시될 연식 변경(상품성 개선) 모델까지 포함하면 내년 출시 신차 규모는 더 늘 전망이다.
현대차가 출시할 주요 신차는 벨로스터, 싼타페(이상 완전 변경), 크레타, 투싼, 아반떼, 제네시스 EQ900(이상 부분 변경), 코나 전기자동차(EV),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등이다.
먼저 등장할 신차는 벨로스터다. 2011년 출시 이후 7년 만에 2세대로 완전 변경된다. 벨로스터는 비대칭 도어 구조를 유지한 채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강화한다.
현대차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도 5년 만에 4세대 모델로 거듭난다. 신형 싼타페는 내년 1분기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에 진출해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탠다.
크레타는 신흥국 판매를 견인할 전략 신차다. 지난 10월 크레타는 출시 2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 2월 인도 자동차 엑스포에서 공개할 신형 크레타는 러시아, 브라질 등 70개국에서 순차 판매한다.
기아차도 노후화로 판매 부진을 보이고 있는 주력 모델을 신형으로 교체한다. 주요 신차는 K3, K9(이상 완전 변경), K5, 스포티지, 카니발(이상 부분 변경), 니로 전기차(EV) 등이다.
준중형 세단 K3는 2012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2세대로 탈바꿈한다. 1분기에 출시할 신형 K3는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 차체를 키우고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이 부여된다.
대형 세단 K9은 모델명을 변경하고 독자 엠블럼을 단다. 브랜드 강화를 통해 제네시스 EQ900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춘 플래그십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친환경차도 쏟아진다. 내년 출시를 앞둔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차 니로 EV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80~390㎞를 달릴 수 있는 2세대 전기차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FCEV는 1회 충전으로 580㎞를 주행할 수 있으며, 내년 1분기 시판을 앞두고 있다.
굵직한 신차를 대거 투입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내년 판매 목표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 현대차는 올해 초 그룹 출범 이래 사상 최대인 825만대(현대차 508만대·기아차 317만대)를 판매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3분기까지 528만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 업계는 현대차가 내년에 900만대 안팎의 판매 목표치를 내세울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벤츠나 BMW도 따라올 수 없는 빠른 신차 연구개발(R&D) 능력은 현대차만의 강점”이라면서 “내년에 신차 효과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판매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의 주시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