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보편요금제 등 정부 요금인하 규제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규제 대응과 동시에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내년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6일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민간서비스인 통신 요금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수용하기 매우 어렵다”며 전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부문장은 취약계층 요금감면에 대해서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상은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보편요금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하면서, 정부가 이통사 투자여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 통신비 정책을 수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통사가 정부 통신 정책에 공식석상에서 반대의사를 표한 건 이례적으로, 향후 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이통사는 3분기 표면상으론 성장을 이어갔다. 이통 3사 성장 지표인 총 매출은 13조328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1% 증가했다. 총 영업이익은 9838억원으로 5.4% 감소했지만,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이후 마케팅비용 지출이 정상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4분기 이후 규제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년 연간 최소 9000억원 이상 직접적 요금인하 제도 시행이 확정적이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제도는 연간 최소 4000억원, 취약계층 요금감면 제도는 연간 5000억원 수익 감소를 불러올 전망이다. 보편요금제가 현실화되면 2조2000억원 손실까지 더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요금규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사업을 수익화하는 일이 근본 과제로 부상했다.
이통사는 내년 AI와 IoT, 5G 이동통신에 대한 설비투자(CAPEX)를 확대할 방침이다. AI를 서비스 전분야에 확대 적용해 가치를 높이고, IoT를 대형건설사와 제조업 등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 직접적 통신비 인하 규제로 인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규제환경 변화가 없는한 당분간 고전이 지속되다 2019년 이후에야 5G 투자 등 신사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비해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유 부문장은 “(완전자급제 시행시) 고가단말기 비용을 통신비로 인식하는 오류가 개선되고, 통신 서비스 중심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급진적 변화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통신비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이동통신3사 2017년 3분기 실적현황(단위:원)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