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유럽 순방]그리스·불가리아와 경제 협력 '실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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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기업인 초청 간담회

이낙연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마무리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그리스와 불가리아를 공식 방문했다. 각국 대통령 및 총리 회담,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 참석 등 일정을 소화했다.

우리나라는 이 총리 순방을 계기로 유럽의 관문이자 신흥 시장으로 부상한 그리스·불가리아와 경제·산업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 사회에 성공적이고 안전한 올림픽 개최 의지를 천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주요 회원국과 공조 관계도 공고히 했다. 이 총리는 첫 해외 순방임에도 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명분을 함께 챙겼다는 평가다.

이 총리의 순방은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이 총리는 이를 계기로 그리스와 불가리아를 공식 방문해 각국 정상과의 연쇄 회담 및 기업인 회동, 양해각서(MOU) 교환 등을 통해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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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와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

그리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 노하우를 전수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우리나라와 그리스는 23일 총리회담에서 전자정부 협력 MOU를 교환하고, 전자정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로 했다. 매년 양국을 번갈아 가며 협력위원회를 열어 한국 전자정부 시스템의 그리스 진출을 지원한다. 그리스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전자정부 시스템의 동유럽 진출을 확대한다. 전자정부 선도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해운분야 최강국인 그리스와의 협력 관계도 재확인했다. 우리나라 조선업과 그리스 해운업은 호혜적인 양국 산업협력의 대표 사례다. 세계 상선의 16%를 보유한 그리스는 우리나라의 제1위 선박 수출국이다. 지난해 그리스 선박관련 수출액은 24억달러로 전체 그리스 수출액의 89%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급부상으로 우리 업계 위기감이 커졌다. 이 총리를 접견한 그리스 주요 선주들은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이 중국에 앞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양국이 조선·해운 분야에서 '윈윈'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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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와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이 총리는 그리스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도 연쇄 회동을 갖고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동안 선박·해운 중심이었던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전자정부뿐만 아니라 교통·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25일부터 이틀간 불가리아 방문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양국 경제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와 불가리아는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양국 경제공동위원회와 산업협력위원회를 내년 상반기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 에너지와 일부 농업에 한정된 협력 분야를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방위 산업 등으로 넓힌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양국 경제·산업 협력을 농업, 에너지, 인프라 등을 넘어 전자·자동차·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으로 확대하길 바란다”며 “한국 기업이 불가리아에 더욱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기술테크파크 설립 등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은 경제, 과학, 기술, 스포츠 등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하고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불가리아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3%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우리나라와의 교역량은 크지 않지만, 양국 민관 경제 협력체계가 재가동돼 신흥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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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와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

실제 보리소프 총리는 총리회담과 한·불가리아 상공회의소 출범식, 오찬 등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현지 투자 및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우리나라와 불가리아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2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석유화학, 산업용 전자제품, 수송기계를 중심으로 1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불가리아로부터 수입 품목은 농산물, 기타 금속광물, 사료, 작물 등으로 1억달러 수준이다.

이 총리는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예방해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수임하는 불가리아의 역할도 주문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빈번하게 외국으로 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순방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총리에게 보다 활발한 외교 활동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피아(불가리아)=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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