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과 대부업체까지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기존 카드회사 중심으로 이어지던 신기술금융업 등록이 금융권 외부로 확산되는 추세다. 신기술금융회사가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대거 선정되는 등 벤처투자 시장이 다각화하고 있다.

15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이하 '신기사') 등록을 마쳤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신기사 등록을 계기로 벤처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 등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로서 투자 사업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 설립돼 현재까지 일반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돼 창업기업 투자 보육 활동을 펼쳤다.
롯데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또는 인공지능(AI) 등 그룹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해 신기사 등록을 마쳤다”면서 “정식으로 펀드 조성 등 투자업무에 나설 수 있게 된 만큼 내년 중으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5월에는 현대그룹 CVC인 현대투자파트너스, 2월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인 YG프라이빗에쿼티가 신기사로 등록했다. 올해 들어 기업들이 직접 출자한 신기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CVC가 신기사 등록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창업투자회사와 달리 펀드 조성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시설대여와 할부 금융 등 벤처투자가 아닌 여신금융업무로 외연을 넓히기도 용이하다.
5월 설립한 홈앤쇼핑의 100% 자회사인 홈앤캐피탈은 시설대여업과 할부금융업과 함께 신기사도 함께 등록했다. 주된 설립 목적은 홈앤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홈앤캐피탈은 추후 여신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를 경우 투자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
대부업체도 신기사 등록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추세다. 대부업체인 안전대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티캐피탈은 지난달 25일 신기사에 등록했다. 에스티캐피탈은 케이클라비스 투자조합에 대한 출자를 통해 전환사채 인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기사 등록 건수는 82개사로 지난해 말 70개사에서 12개가 늘었다. 상반기에만 총 9118억원에 이르는 신기술투자조합이 결성됐다. 현재 운용되는 조합은 총 220개, 5조원 규모에 이른다.
기존 신기사 뿐만 아니라 증권사가 벤처펀드를 결성하는 사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벤처투자 3차 모태펀드 출자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운용사로 선정됐다.
CVC, 증권사, 비금융권 업체까지 속속 신기술금융업으로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벤처투자 시장이 자생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출자금 없이도 민간 기업이 벤처투자 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 측면”이라면서도 “정부와 민간이 낭비 없이 투자 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표> 신기술금융업 등록·영위 현황 (단위: 개)
자료:여신금융협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