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내일 공식 출범…'신동빈 시대' 개막

롯데가 10월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롯데그룹 모태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 투자 부문을 분할·합병, '롯데지주주식회사'를 출범시킨다. 롯데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복잡하게 얽힌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면서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경영혁신실장은 10월 1일 출범하는 롯데지주의 공동대표를 맡는다.

이봉철 롯데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은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곽수근 서울대 교수, 김병도 서울대 교수는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사내외 이사는 추석 연휴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공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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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롯데쇼핑 13.46%, 롯데제과 9.07%, 롯데칠성음료 5.71%, 롯데푸드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지분율은 롯데쇼핑 7.95%, 롯데제과 3.96%, 롯데칠성음료 2.83%, 롯데푸드 2.0% 등이다.

지주회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 10.56%, 신동주 전 부회장 5.73%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재합병, 상장, 주식 맞교환 등으로 지배력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에 따라 순환출자고리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4개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되면서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이 달 기준 67개로 줄였다. 당초 롯데는 지주사 출범 후 18개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롯데건설이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지분율 0.95%)를 전량 매각하면서 13개까지 감소하게 됐다.

롯데는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일본 기업 논란도 지주사 전환으로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 보다 많아지면서 한국 롯데에 관한 일본계 주주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당초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반 주주 비율을 높여 일본 지주사 지분을 희석시키는 형태로 지배 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검찰 수사와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마찰이 이어지면서 상장 기회를 놓쳤다. 향후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롯데지주와의 통합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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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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