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에서 쇼핑하고, 차도 타고…세계 최초 VR쇼핑몰 가 보니

깨끗한 공원을 가운데 두고 LG전자, 현대차,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이 둥그렇게 자리했다. 길거리에 사람이 없어 쾌적했고, 제품을 살펴보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도 없었다. 자동차 매장에서는 직접 차를 시승해 보기도 했다. 공원 한쪽에는 커다란 대관람차가 자리, 마치 놀이공원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이 모든 것이 서울 광화문 광장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일이다. 다만 실제 환경이 아닌 가상현실(VR) 속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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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광화문광장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관을 찾은 시민이 세계 최초 VR쇼핑몰을 시연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8일 0시를 기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LG전자와 현대차 등 제조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 VR 콘텐츠 업체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VR쇼핑몰'이 문을 열었다.

산업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더 많은 사람이 VR쇼핑몰을 체험할 수 있도록 광화문 광장에 시연 존을 마련했다. 28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체험 존은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구역 최고 명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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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VR쇼핑몰 내부

VR 기기를 머리에 쓰자 VR쇼핑몰 한가운데로 이동했다. 마치 대형 아웃렛 매장에 온 것처럼 넓고 쾌적한 느낌이다. 먼저 롯데하이마트 매장으로 향했다. 조이스틱으로 이동하고 싶은 곳의 화면이나 지도를 몇 번 클릭하면 매장 안까지 바로 들어간다. 원하는 제품의 종류를 선택하면 해당 구역으로 가고, 원하는 제품을 누르면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롯데백화점 매장은 실제 매장처럼 꾸며서 진열된 가상 제품을 누르면 곧바로 설명을 보여 줬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VR쇼핑몰을 구성한 현대자동차관도 흥미로웠다. 각 차를 클릭하면 디자인과 성능,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다. i20 등 일부 차는 직접 시승하는 것 같은 경험도 할 수 있다. 시승 영상을 클릭하면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재생됐다. 실제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움직이는 영상을 보니 어지러운 느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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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쇼핑몰 한쪽에는 동대문시장, 자갈치시장, 홍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생생한 시장이 느껴졌다.

올해 처음 만든 VR쇼핑몰은 다만 구매 후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은 빠져 있다. 전 세계로도 VR 공간에서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 구매를 하려면 애플리케이션(앱) 버전의 VR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원하는 제품을 담고, 최종 결제는 인터파크에서 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는 VR쇼핑몰 차기 버전부터는 결제까지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VR쇼핑몰 구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올해 버전에서는 처음부터 기술 한계로 결제를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내년부터는 결제까지 포함해 더욱 완성도 높인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영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 과장은 “코리아세일페스타 VR쇼핑을 계기로 VR쇼핑몰에 대한 제조사나 유통업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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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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