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명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이 조만간 분화할 것이란 공포가 커지면서 안전지대로 대피한 주민의 수가 10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높이 3천142m의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으며, 당시 인근 주민 1천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전날 정오까지 9만6천86명의 주민이 피난해 430개 임시 대피소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7만6천명)보다 2만명 가량 늘어난 수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22일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대피구역을 확대했다.
아궁 화산 주변에서는 분화 전조로 의심되는 이상현상이 관측됐다. 특히 25일 새벽에는 아궁 화산 분화구로부터 15km 떨어진 동남쪽 지역에서 참새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조류 전문가는 "아궁 화산으로부터 유황과 메탄 등 유독가스가 흘러나온 탓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아궁 화산의 분화구에서는 50∼200m 높이까지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지하에선 하루 1천여건에 육박하는 화산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재난 당국은 아궁 화산이 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항공당국은 화산 분화로 발리 국제공항이 폐쇄될 경우 발리행 항공기들을 자카르타 등 주변 10개 공항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