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포럼 2017]지속 가능 성장 해법은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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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포럼 2017'행사 이틀날인 21일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지속가능한 성장 해법은 공유경제다.”

21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빅포럼 2017'에서 안드레아스 파이카 호펜하임대 교수는 공유경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비와 경쟁 활동을 줄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라며 “적은 자원을 활용, 소비 효율을 높이는 공유경제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할 변화도 주문했다. 국내총생산(GDP) 절반이 공공부문에서 나오는 만큼 경제 발전 초점을 공유경제 중심 공익 향상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내외 석학들은 공유경제를 주제로 논의를 벌였다. 이들도 국내 산업 구조를 공유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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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자신문DB.

◇우버, 택시기사 조력자

이병태 KAIST 교수는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을 위협한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단언했다. 공유경제 선두주자 우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우버가 택시기사 대량 실업 사태를 유발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미국 뉴욕주 420만 시민을 대상으로 우버 차량과 택시의 탑승 기록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우버가 초고속 성장하는 동안 택시 점유율 변동은 미비했다. 전체 탑승객 중 20%만 우버와 택시를 동시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두 집단 간 겹치는 사업 영역이 많지 않다”면서 “우버는 저소득 지역에서, 택시는 번화가 위주로 활동한다”고 했다. 오히려 우버가 택시를 돕기도 한다. 택시 출현이 뜸한 교외 지역 손님을 시내로 이동시킨 뒤 택시를 타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편익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비용도 일반 택시 대비 30~40% 저렴해 저소득층에 유리한 서비스”라며 “차량에 탑승하기 전 기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불안도 덜어준다”고 말했다.

우버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도 떠올랐다. 차량 이용 요금이 싸지면서 음주운전이 줄었고 택시 대기 시간이 사라져 심야 범죄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 상황에 따라 변하는 요금 체계는 교통 체증 감소에도 도움을 줬다.

이 교수는 공유경제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차산업이 문 닫을까 걱정했다면 자동차 산업은 탄생할 수 없었다”면서 “일자리 보호라는 미명 아래 새로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전했다.

◇기로에 선 공유경제

공유경제가 뿌리 내리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소비 위주 사고방식의 전환, 개인 간 거래에 대한 안전·품질 우려, 결제와 보험 시스템 허점을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영업권과 법적 책무를 둘러싼 혼란도 우려했다.

최근엔 노동 문제까지 터졌다. 플랫폼 참가자를 근로자로 볼지, 사업자로 인정할지 가려야 한다. 근로자, 사업자 중간에 위치한 공유경제 참가자 성격을 규정짓는 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는 우버 운전자를 피고용인으로 봐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우버는 곧바로 법원에 소송장을 냈다. “재판 결과가 공유경제 청사진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는 게 정 교수 견해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산업 패러다임이 공유경제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을 중심으로 돈이 도는 게 기존 산업 구조였다면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방식이 공유경제”라며 “영리 목적 대신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두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향해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적 전통산업 보호 정책은 안 된다”면서 “세금을 부과하면서 이용자를 보호하는 적절한 규제 속에 공유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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