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하루 앞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북한에 더 강력하고 실효적인 압박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에도 지난 1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따른 것이다. 취임 첫 UN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핵 문제 대응방안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5분 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 대응해 한·미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 간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다. 지난 15일 괌을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다.
양 정상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수록 더 강화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아 몰락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를 포함,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강력하고 실효적인 압박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선 우리 자체적인 억지 및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는게 필요하다”고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과 첨단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에 사의도 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동맹강화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양 정상은 이번 주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다시 만나 북한 핵 및 미사일 도발위협에 대응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제반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순방 핵심 일정은 21일에 있을 UN 총회 기조연설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협력에 나서겠다고 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이를 타개할 새로운 구상이 나올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UN 총회 참석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대한 입장문'에서도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 UN 총회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 없이 무겁다”면서도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