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양자에 13조원 투입 VS 3000억원도 망설이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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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대 3000억원.'

중국이 양자연구소 건립에 13조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에 국내 양자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의 40분의 1도 안 되는 3000억원 규모 정부 지원 국책 과제는 1년 이상 심사만 반복하고 있다. 최종 채택 여부도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가 양자정보통신 산업 육성을 약속한 상황임에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자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양자 산업을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자 업계는 양자 국책과제가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대폭 축소된 것도 모자라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 목소리다.

지난해 말부터 예타 심사를 주도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심사위원단은 논문 등을 갖춘 양자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과 양자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 양자 기술 연구 기간이 짧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양자 관련 기초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자 업계는 “부족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책과제를 하는 것인데 현재 보유기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기초연구만 20~30년 해 언제 양자컴퓨터, 양자암호통신 같은 상용기술을 개발할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자칫 투자 적기를 놓치는 등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책과제가 무산되면 정부는 명칭을 바꾼 과제를 제출하고, 종전과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없다고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첨단기술 사각지대로 전락했을 것”이라면서 “부족한 기초기술을 빠른 순발력으로 극복해 지금의 ICT 산업을 일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과제 최종 결과는 내달 중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안휘성 허페이시에 세계 최대 '국립 양자정보과학 연구소'를 짓기로 하고 2년 6개월간 760억위안(약 1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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