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모를 따라 불법 입국해 미국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프로그램(DACA)을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DACA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일 DACA의 존폐 여부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지만 이미 마음을 정했으며 백악관 보좌진이 이날 모여 발표계획을 논의했다.
다만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 유보 후 DACA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쪽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그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DACA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 입국한 청년에게 추방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발동해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시한이 도래할 때마다 연장 조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체류 청년들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은 '드리머'(Dreamer)로 칭했다. 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는 최대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DACA 폐기 결정에는 대표적인 이민 강경론자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유예기간인 6개월 이내 DACA의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할 계획이지만 상당수 의원은 DACA 유지론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DACA 대상자는) 미국에서 자라고 다른 나라는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며 “법적 해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을 포함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 리더도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DACA 폐지 시 도덕적, 경제적 타격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