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자'…정부, 車업계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 세운다

정부가 국내외 시장 판매 부진과 통상임금 소송, 파업 등 잇단 악재로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재도약을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 서초동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자동차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완성차 5개사 대표와 1·2차 부품 협력사 대표,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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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 업계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간담회는 자동차 산업 현안에 대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 투자 확대, 상생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 장관은 “자동차 산업 위기 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한뜻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 산업 중장기 발전 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융복합화와 서비스화가 가속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중견 부품업체 역량 강화를 통해 수평적인 상생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자동차 업계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걸림돌을 적극 해소하고, 연구개발(R&D)고 금융·세제 등 각종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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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간담회 참석자들이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도 과감한 R&D 투자 확대와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미래차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협력사와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전문 R&D 인력 확충, 친환경차 개발 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진출한 부품 협력사를 돕기 위해 2500억원 규모로 금형 설비 투자비를 미리 지급하는 상생 협력방안을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5~6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던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부품업계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GM은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카젬 사장은 한국지엠 경쟁력과 비용 구조를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규제 등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르노삼성차는 전기차 시장 선도를 위해 2022년까지 4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전용 펀드를 운용하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9150억원 규모의 국내 부품업체 부품 공급 등 상생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2019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2022년까지 매년 1개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모회사 마힌드라와 부품 공동개발 주선, 정보 공유와 입찰 참여 기회 제공 등을 통해 협력업체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품업계가 약 10조원 규모(1차 협력업체 81개사 기준)를 투자해 2만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1차와 2·3차 협력사 간의 상생 협력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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