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車 부식 논란 확산…회사 “10년 보증” vs 소비자 “미봉책 불과”

혼다코리아가 차량 부식 논란과 관련해 소비자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측은 문제 부위를 수리해주고 10년간 품질을 보증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사과와 환불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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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판매한 5세대 CR-V.

문제가 된 차량은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5세대 신형 CR-V로, 차량 내부 용접 부분에서 녹과 부식 현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호회를 통해 밝혀진 사례만 수백 건에 달한다. 해당 차량은 올해 들어 7월까지 국내에서 1000여대가 팔렸다.

혼다코리아는 부식 논란이 확산되자 내부 논의 끝에 대응책을 내놓았다. 신형 CR-V를 비롯한 부식이 발견된 모든 혼다 차량(출고 3년 이하, 주행거리 10만㎞ 미만)에 대해 방청 작업을 해주기로 했다. 부식 부위 녹을 제거하고 방청제를 뿌리는 방식이다. 방청 작업을 받은 차량에 대해서는 10년 무제한 주행거리로 추가 보증을 해줄 방침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19일부터 고객센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이를 안내하고 있다”며 “방청 작업 이후 문제가 재발할 경우 10년간 무상으로 재작업을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부식이 안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리콜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청 작업 외에 구체적인 보상안은 아직 계획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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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CR-V 차량 내부 부식 상태.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애초부터 하자인 차량을 판매했다며 회사 측에 즉각적인 판매 정지와 공식적인 사과, 보상 및 환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호회원들은 소비자단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신형 CR-V 한 구매자는 “혼다코리아가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방청 작업을 해준다고 하는 데 신뢰할 수 없다”며 “부식 현상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방청 작업만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도 혼다코리아에 피해 보상안을 내라고 요구했다.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CR-V 부식 발생 차량 피해 소비자 접수창구를 개설하고, 추가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YMCA 자동차안전센터 관계자는 “신형 CR-V 차량은 출고 당시부터 이미 녹과 부식이 발생한 제작결함으로 판단된다”면서 “녹과 부식 하자는 한번 발생하면 (손상) 부위가 점점 넓어져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혼다 부식 차량 조사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혼다 CR-V 차량 부식 현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결과에 따라 리콜이나 무상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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