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친일파인 이완용의 전체 재산 규모가 확인됐다.
SBS는 14일 노무현 정부 때 출범해 4년 동안 활동했던 친일재산조사위원회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이완용의 재산 규모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조선총독부 지적 원도까지 찾아서 이완용이란 이름으로 된 땅을 동명이인을 빼고 모두 확인한 결과, 이완용이 광복 전까지 소유했던 부동산은 알려진 것보다 663만㎡ 더 많은 2234만4954㎡로 드러났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여의도 면적의 7.7배이며, 조사위가 4년 간 친일파 168명을 대상으로 환수 결정한 전체 토지보다도 1.7배 크다.
이준식 친일재산조사위의 상임위원은 "전국에 이완용이 땅을 안 갖고 있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었고, 그 많은 땅이란 게 결국은 친일의 대가"라며 "이완용은 일시적으로 소유한 땅은 굉장히 많은데 그 땅을 계속 소유한 게 아니라 계속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친일파였던 이완용의 아들 이병길이 소유했다가 증손자 이씨에게 넘긴 땅을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에게 넘겨진 땅 가운데 부동산의 일부는 제3자에게 매매됐지만 팔지 못하고 남은 자투리 땅이 여전히 그의 소유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이완용의 증손자는 서울 마포구 일대 땅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낸 토지 반환 소송에서 승소해 토지를 돌려받은 바 있다.
친일조사위 관계자는 "증손자는 소송을 통해 돌려받은 땅과 기존에 소유한 땅을 처분해 현금화한 뒤 캐나다로 이민을 간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나서 친일 재산이 확인되면 적극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