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식가'라는 뜻의 '고메(GOURMET)'를 주방가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삼성 오븐과 전기레인지를 포함한 주방가전으로 고메 수준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 주방가전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고메' 관련 상표 2개를 출원했다. 'Gourmet Cook', 'Gourmet Recipe'다. 삼성전자는 이와 유사한 'Chef Proof', 'Chef cook' 상표도 출원했다.
고메는 미식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알려졌고, '서울 고메' 행사 등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고메 행사에는 세계 초청급 셰프들이 참가해 '마스터클래스'와 같은 고품격 요리 강좌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도 '서울 고메 2016'에 참여, 셰프컬렉션 직화오븐과 인덕션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고메'라는 단어를 주방가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면서 “이는 대형가전 브랜드 셰프컬렉션이 주는 이미지를 오븐이나 전자레인지 등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데이코(Dacor)' 브랜드로 선보인 30인치 더블 월 오븐(모델명 NV51K7770D)에 '고메 쿡 모드'를 적용했다. 고메 쿡 모드는 로스트 치킨, 머스타드 퓨레 스테이크, 갈릭 프라임 립과 같은 10가지 요리를 자동 조리하는 특화 모드다.
국내 출시한 셰프컬렉션 전기오븐(모델명 NV73J9770RS)으로 '고메 베이퍼'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메 베이퍼'는 100도 이상의 고온 베이퍼를 요리에 골고루 분사하는 기술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를 만드는 데 특화됐다.
관련 상표 출원으로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고메가 주는 럭셔리한 이미지와 데이코 브랜드가 주는 전통적인 이미지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빌트인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빌트인 시장에서는 전통이 오래된 밀레, 가게나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역사가 짧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데이코 브랜드뿐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끄는 셰프와 고메 개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메 상표를 출원한 것은 맞지만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