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스위스 바이오테크 기업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는 9일(현지시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참여한 11억 달러 규모(한화 1조257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에는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했으며, 이외에 이스라엘 제약회사인 덱셀 파마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차세대 IT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930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비전 펀드'에서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전펀드는 최근 로봇공학 기업인 브레인(Brain), 농업기술 개발사인 플렌티(Plenty) 등에 투자했고, 인터넷 스포츠의류 유통업체인 패너틱스(Fanatics)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에 투자한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2014년 설립된 비상장기업이다. 32살의 최고경영자(CEO)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끌고 있다.
주력 사업은 자회사를 통한 퇴행성질환·여성건강 및 내분비질환·피부과·비뇨기과·희귀질환 치료 의약품 개발이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사업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비벡 라마스와미 CEO는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해 “전통적 생명 공학·제약 모델을 뛰어 넘는 미래의 제약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신약개발이 '연구개발(R&D) 병목'이라 불리는 허들에 갇혀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금을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및 데이터 통합 및 인공지능(AI)기술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로이반트는 거대 제약회사들이 경비 절감이나 구조조정을 위해 개발을 중도에 포기하는 유망 의약품을 인수해 상용화를 꾀하고 있다. 5개 계열사를 통해 14종의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액소반트(Axovant)가 개발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현재 가장 유망하다. 다음달 발표될 임상 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당국 승인을 획득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이 될 수 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