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의 평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미국 연방정부 보고서가 나와 주목 받았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년마다 미국 국가 기후평가의 일환으로 13개 연방기관 소속 과학자들이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미국의 평균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지난 1500년간 최근 10년이 가장 따뜻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원이 서명했다.
NYT는 “미국인이 지금 기후변화 영향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며 기후변화 효과 예측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이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더라도 21세기 말에는 세계 온도가 지금보다 최소 섭씨 0.3도 오른다. 예상대로 오를 경우 같은 기간 세계 온도는 섭씨 2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증거는 대기 상부부터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풍부하다”면서 “기후가 얼마나 더 변할지는 미래 (온실가스) 배출과 그 배출에 대한 기후 시스템의 민감성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고서 내용을 바꾸거나 숨길지 모른다는 과학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며 6월 1일 이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유엔에 파리협정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