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펀드가 올해 들어 본격 수탁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의 분산투자 수요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은퇴시점을 고려해 연령에 따라 운용방법이 자동변경되는 타겟데이트펀드(TDF) 등 특화 상품의 연이은 출시도 자산배분펀드 수탁고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자산배분펀드 수탁고는 1조7516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수탁고가 약 3800억원 가량 증가했다. 2012년까지 9692억원에 불과했던 수탁고가 5년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펀드 종류도 같은 기간 33개에서 91개로 급증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대선 이후 유망 투자 지역과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자산배분펀드 수탁고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저금리·고령화하는 국내 기조 속에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배분펀드는 한 펀드 내에서 지역·국가, 자산, 투자전략 등으로 구분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TDF, 라이프사이클펀드 등도 자산배분펀드에 포함된다.
특히 2015년 6억원에 불과했던 TDF 상품은 올해 들어 수탁고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652억원에서 올해 7월말에는 3738억원으로 급증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을 필두로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은 속속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전략을 활용한 자산배분펀드도 출시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증시 활력 저하와 국내투자 펀드 수익률 감소로 투자 영역을 전 세계로 확대함과 동시에 투자위험 분산을 위해 해외투자 형태로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7월 국내 펀드시장에는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돼 지난달 28일 사상 최고치인 525조7000억원 순자산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