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을 받지 않고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냉각화된 한중 관계를 고려해 동남아, 일본 등 노선 다양화를 일찍부터 펼치고, 2분기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 결과다.
제주항공(대표 최규남)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한 4682억원, 영업이익은 167.6% 오른 435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9.3%로 나타났다. 제주항공 상반기 매출액이 4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비수기로 평가되는 2분기에 높은 실적을 거두면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항공업계에서 2분기는 적자 또는 저실적을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항공 2분기 전략은 분기별 이익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를 위한 부가매출 확대에 집중해 비수기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상대적으로 항공수요가 적은 2분기와 4분기에는 항공권 가격을 낮춰 탑승률을 높이고 이익률이 높은 부가매출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또 겨울과 여름 성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와 3분기에는 부가매출보다는 여객매출에 집중하는 분기별 사업전략을 가동함으로써 분기별 이익 변동성을 최소화했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여객매출 중심의 전통적인 항공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부가매출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조기에 확립함과 동시에 △사드 등 외부변수에 즉각적이고 유연한 노선 운용과 국제선 위주의 공급 확대 △단일기재로 기단규모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노선전략이 가능해지며 항공기 가동률 향상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정비비, 리스료 등 주요 고정비용 분산 △국적항공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기단확대 및 인력채용 등 선제적 투자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사 설립 12년, 취항 11년이 되는 동안 치열한 경험을 통해 1년을 성수기와 비수기로 구분하지 않고, 극성수기와 성수기로만 나누고 일찍 떠나는 휴가문화 정착 등을 이끌어내는 등 새로운 실험을 많이 했다”면서 “현재 29대를 운용 중인 항공기 보유대수를 연말까지 32대로 늘리고, 2020년까지 매해 6대 이상의 항공기 도입을 통해 연간 탑승객수 1000만명 시대를 여는 등 중견 국적항공사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